발자욱
  가랑비가 내린 뒤라 길가의 나무잎들엔 물방울들이 다문다문 맺히고 고층, 초고층아빠트들은 새옷을 갈아입은듯 별로 더 끼끗해보이던 며칠전 저녁이였다.
  퇴근길에 오른 나는 나래라도 돋친듯 가볍게 발걸음을 옮겼다.
  왜 그렇지 않으랴.
  매일과 같이 전해지는 소식들이 모두 10월의 대축전장을 향한 우리들의 마음을 기쁘게 해주는데야.





  자연재해의 흔적을 가시고 일떠서는 선경마을, 선경도시에 대한 이야기며 공장, 기업소들에서 년간계획완수자들이 늘어나고있는 소식, 자연의 광란을 이겨낸 사회주의전야들에 물결치는 벼이삭 설레이는 소리...





  가슴 벅찬 우리의 생활을 남먼저 전해가는 긍지와 자부심 가득히 발걸음을 다그치던 나의 눈앞에 문득 꽃밭에 뛰여든 나어린 《침입자》가 나타났다.
  밤알만한 배낭을 등에 멘 꼬마는 꽃들이 상한다고 어서 나오라는 어머니의 이야기는 들은척도 하지 않고 무엇인가 유심히 들여다보는것이였다.
  호기심에 끌려 다가가보니 손바닥보다 더 작은 꼬마의 발이 쪽배같은 발자욱안에 들어가 춤추고있었다.
  또 어느 장난꾸러기를 데려내간 녀성이 남긴듯싶은 큰 발자욱과 꼬마의 작은 발자욱!
  너무도 대조적인 두 발자욱을 바라보는 나의 생각은 깊어졌다.
  무릇 발을 옮겨서 걷는 걸음을 발걸음이라고 하고 발걸음이 남긴 흔적을 발자욱이라 한다.
  큰걸음과 작은 걸음, 성큼성큼한 걸음과 아장아장한 걸음 등 발걸음은 사람마다 각각이지만 거기에는 매 사람의 지향과 의지가 담겨지기에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발 큰 사람 자욱이 더 크다.》는 말에 큰 자욱을 남기려면 큰 걸음을 해야 한다는 인생의 진리를 담기도 했다.
  하다면 오늘 이 땅에 새겨지는 발자욱들에는 과연 어떤 의미가 담겨져있는것인가.
  깊어가는 사색은 나의 눈앞에 은파땅의 잊지 못할 진창길을 떠올렸다.
  큰물에 집을 잃고 나앉은 인민들이 걱정되시여 우리 원수님 헤쳐가신 그 길아닌 길에 새겨진 깊고깊은 발자욱, 대청리사람들의 마음속결의던가 그 사랑의 자욱 끝없이 따라서던 무수한 발자욱, 발자욱.
  얼마 안있으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발자욱들이였건만 그 자욱 심장에 안아보며 우리 얼마나 격정에 가슴끓였던가.
  어찌 그뿐이랴.
  이 땅우에 자연의 광란이 휘몰아친 최근 두달동안에만도 황해북도와 황해남도, 함경남도 등 이 나라 곳곳에 그 얼마나 뜨거운 사랑의 자욱 새겨졌던가.
  지금도 잊을수 없다.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일대의 피해복구건설현장을 찾으신 그날 이민위천을 숭고한 좌우명으로 삼고 인민을 생명의 뿌리로 하고있는 우리 당에 있어서 인민의 믿음에 보답하는것보다 더 중차대한 사업은 없다고, 위대한 인민을 위해 떠안은 고민을 더없는 무상의 영광으로 받아안고 우리 당은 인민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해나갈것이라고, 하늘같은 인민의 믿음에 무조건 보답할것이라고 하신 경애하는 원수님의 그 말씀을.
  정녕 그래서가 아니던가.
  인민을 위한 일엔 만족이 없고 인민을 위한 일보다 더 중대한 일은 없으시여, 인민을 위한 고민을 무상의 영광으로 받아안으신 우리 원수님이시여서 언제나 그 언제나 인민들과 함께 계시며 기쁨도 아픔도 같이 나누시며 끝없이 끝없이 헌신의 자욱 새기시는것 아니랴.
  진정 우리 원수님 새기시는 자욱자욱엔 인민에 대한 끝없는 사랑이 담겨있다, 인민에 대한 무한한 진정이 실려있다.
  하기에 그 사랑의 자욱 새겨진 곳이면 천리라도 만리라도 따르고싶은것이 이 나라 인민의 진심이며 그 사랑의 자욱 따라서라면 높은 산, 험한 령도 넘고 천지풍파도 웃으며 헤쳐가려는것이 이 나라 인민의 의지이다, 그 사랑의 자욱 리정표로 삼고 이 땅우에 기어이 사회주의강국을 일떠세우려는것이 이 나라 인민의 굳은 신념이다.
  그렇다.
  경애하는 원수님의 거룩한 자욱은 대지우에 새겨지지 않는다.
  그이께서 자신의 혈붙이처럼 끝없이 아끼고 사랑하시는 인민의 심장에 새겨진다.
  하기에 발자욱은 생겼다 없어져도 우리 원수님의 인민사랑의 자욱은 인민의 심장속에 영원하다. 무궁번영할 조국의 력사가 그 자욱과 더불어 새겨진다.
  발걸음을 옮겨가는 나의 눈앞엔 그려졌다.
  경애하는 원수님 새기시는 거룩한 자욱 따라 내가 가고 인민이 가고 조국이 전진하는 격동적인 오늘의 현실이, 그 자욱 따라 펼쳐질 찬란한 조국의 미래가.